서 론
칠보산(239 m)은 경기도 수원시 권선구 호매실동, 당수동 오목천동, 화성시 매송면, 안산시 상록구 사사동 등지의 3개의 도심에 걸쳐 위치한 자연공원이다. 광주산맥의 말단부에 해당하는 수암봉에서 시작된 산세가 남동진하여 칠보산까지 내려오며 수암봉을 제외한 산지의 대부분이 구릉성 산지로 해발고도가 낮고 완만하여 공원과 산책로로 조성되어 있다. 칠보산에는 6개의 사찰이 있어 평시에도 방문객들의 발길이 끊어지지 않는다.
저서성 대형무척추동물은 담수생태계의 저차 소비자로서 먹이사슬에서 중요한 구성원으로 이동성이 적고 긴 생활사를 갖는다. 또한, 다양한 분류군이 담수생태계 내의 여러 서식처에 적응하였기 때문에 인위적/자연적 환경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저서성 대형무척추동물은 수질평가의 지표종, 생태독성평가, 기후변화연구 등의 다양한 응용연구에 이용되어 왔다(Ward, 1992; Rosenberg and Resh, 1993). 또한, 저서성 대형무척추동물은 이동성이 적고, 채집이 용이하며, 긴 생활사를 가지고 있어 인위적 또는 자연적인 환경변화에 민감하기 때문에 단기적/장기적 수질환경 모니터링에 매우 유용하게 이용된다(Hynes, 1970).
칠보산 일대는 환경부·국립환경과학원의 “수생태계 건강성 조사 및 평가”의 생물측정망 지점인 어천저수지 하류 부근을 조사하는 것 외에 현재까지 종합적인 조사 연구가 부족한 실정이다.
본 연구는 칠보산 일대의 저서성 대형무척추동물상에 대한 종합적인 생태조사를 통해 생태계의 생물다양성과 하천의 건강성을 파악하여, 향후 칠보산의 담수생태계의 환경 변화를 추적하는데 기초 자료로서 활용되어질 것으로 판단된다.
조사방법
경기도 화성시 매송면 어천리 내 위치한 어천저수지상류(St. 1), 어천저수지유입부(St. 2), 어천저수지(St. 3), 2지점과 화성시 매송면 화성로 인근 칠보사(St. 4) 등 총 4개 지점을 조사하였다(Fig. 1).
Surber net (30 × 30 cm, 망목 1 mm)를 사용하여 저서성 대형무척추동물을 정량채집 하였다. 채집된 시료는 채집병에 넣어 현장에서 Ethyl alcohol 95%에 고정하였고, 실험실로 운반하여 생물시료를 골라낸 후 Ethyl alcohol 80%에 보존하였다.
윤(1988, 1995), 원 등(2005), 배(2010), 공 등(2013), 권 등(2013), 김 등(2013)의 문헌을 이용하여 수서곤충류를 동정하였다. Wiederholm (1983)의 문헌을 이용하여 깔따구류의 외부형태, 머리모양, 특히 체장, 체색, Mouth part 형태, Abdominal tuble의 유무, Abdominal tubules, Antennal segment의 길이, 강모의 형태 등의 특징을 고려하여 임의로 과 수준(Family level)에서 동정하였다. 학명 및 국명은 국립환경과학원에서 진행한 제4차 전국자연환경조사지침(2012) 의 분류체계를 기본으로 따랐다.
정량채집 자료를 이용하여 우점종, McNaughton (1967)의 우점도지수(Dominance index; DI), Margalef (1958)의 풍부도지수(Richness index; R), Shannon-Weaver (1949)의 다양도지수(Diversity index; H’), Pielou (1975)의 균등도지수(Evenness index; J)를 산출하였다.
McNaughton’s dominanace index (DI)를 이용하여 각 조사지점의 출현 개체수에서 제1우점종과 제2우점종을 선정, 산출하였다.
N : 총 개체수
N1, N2 : 제 1, 2 우점종의 개체수
Margalef의 정보이론에 의하여 유도된 Shannon-Weaver function (H') (Shannon & Weaver, 1949)을 Lloyd & Gheraldi가 변형한 공식을 이용하였다.
Ni : i번째 종의 개체수
Pi : i번째 종의 개체수 비율
Margalef (1958)의 지수를 적용하여 군집의 종구성이 풍부도를 구하였다.
S : 총 종수
N : 총 개체수
Pielou (1975)의 지수를 적용하여 군집 내 종 구성의 균일한 정도를 구하였다.
H'= Shannon 지수
S : 총 종수
Kong et al. (2018) 의 지수를 적용하여 출현한 지표생물종의 오탁지수를 출현도와 지표가중치로 가중평균한 값을 구하였다(Table 1).
i : 지정된 지표생물종의 일련번호
n : 출현한 지표생물종의 총수
si : i 지표생물종의 오탁지수
hi : i 지표생물종의 출현도
gi : i 지표생물종의 지표가중치
등급 | 저서동물지수(BMI) | 환경상태 |
---|---|---|
A | 80 ≤ BMI ≤ 100 | 매우 좋음 |
B | 65 ≤ BMI < 80 | 좋음 |
C | 50 ≤ BMI < 65 | 보통 |
D | 35 ≤ BMI < 50 | 나쁨 |
E | 0 ~ BMI < 35 | 매우 나쁨 |
결과 및 고찰
St. 1은 칠보산 남서쪽에 위치한 어천저수지 상류로 하천의 중간에 인공구조물과 산책로를 잇는 다리가 건설되어 있었다. 조사 지점은 자연형 하천이었으나 하류부는 인공 수로가 건설되어 있었다. 유량이 적어 하천바닥이 대부분 드러난 상태였으며, 1차 조사에서는 유량이 매우 적어 물의 흐름이 끊어져 있었으나, 2차 조사에서는 강우에 의한 영향으로 유량이 소폭 증가하였다.
St. 2는 St. 1의 하류 지점으로 양안 모두 자연형인 평지하천의 형태를 띄고 있었으며, St. 1과 마찬가지로 1차 조사에서는 유량이 적어 하천바닥이 드러나 있었다. 2차 조사에서는 유량이 소폭 증가하였다.
St. 3는 어천저수지 지점으로 조사지점 중 평균유속은 가장 느렸으며, 수심은 가장 깊었다. 저수지 주변부의 군부대에서 지속적인 오수가 유입되었으며, 이로 인한 악취가 발생하였다. 1차 조사에서는 녹조현상으로 저수지 외곽의 수표면이 짙은 녹색을 띄었으며, 투명도가 낮아 하상기질을 육안으로 확인하는데 어려움이 있었다.
St. 4는 칠보사 부근의 소지류로 양안 모두 자연형을 띄고 있었으며, 식생이 다양하게 분포하고 있었다. 조사지점 중 평균수심과 수온이 가장 낮았으며, 유량은 적지만 투명도는 다른 지점과 비교하여 비교적 높게 나타났다. 하상의 기질은 세립질에 가까운 모래하상이 주를 이루고 있었다(Table 2).
칠보산 일대 조사에서 정량 채집을 통하여 출현한 저서성 대형무척추동물은 총 4문, 6강, 12목, 31과, 39종이었다. 곤충류는 하루살이목 6종, 잠자리목 4종, 노린재목 1종, 딱정벌레목 2종, 파리목 9종, 날도래목 5종으로 총 27종이 출현하였으며, 비곤충류는 편형동물문 1종, 연체동물문 4종, 환형동물문 2종, 갑각강 5종으로 총 12종이 출현하였다(Appendix 1).
대부분의 조사지점에서 물달팽이(Radix auricularia), 왼돌이물달팽이(Physa acuta), 개똥하루살이 (Baetis fuscatus), 깔따구 sp. (Chironomidae sp.), 늪깔따구류(Tanypodinae sp.), 깔따구류 sp. A (Chironomidae sp. A), 네모집날도래 KUb (Lepidostoma KUb) 등이 주요 출현종이었다(Appendix 2).
칠보산 조사지점 전체에서 우점종과 아우점종은 깔따구류 sp.(Chironomidae sp., 20.4%)와 왼돌이 물달팽이(Physa acuta, 18.7%)로 나타났다. 지점별로 1차 조사에서 깔따구류 sp. A(St. 1), 왼돌이물달팽이(St. 2), 깔따구류 sp.(St. 3), 가재(St. 4) 등이 각각 우점종으로 출현하였다. 2차 조사에서는 개똥하루살이(St. 1), 물달팽이(St. 2), 줄새우(St. 3), 채다리날도래류(St. 4) 등이 우점종으로 출현하였다(Table 3).
조사지점 중 St. 3에서 우점도가 가장 높게 나타났으며, 다양도와 종풍부도, 저서동물지수가 가장 낮게 나타났다. 균등도는 ST. 1에서 가장 낮게 나타났다.
칠보산 일대의 저서동물지수는 26.6~57.9로 C~E등급이었으며 저서성 대형무척추동물이 생육 하기에 적합하지 않았으며 이는 조사지점의 유량이 적고 강수량에 따라 변동폭이 크며, 오염원의 유입이 지속적으로 발생하였기 때문이라 판단된다(Table 4).
칠보산 일대는 경기도 수원시, 화성시, 안산 일대의 접근성이 좋은 산행코스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과거에는 사시사철 맑게 흐르는 하천을 자랑하며 피서철이면 많은 시민들이 계곡을 찾았지만, 현재의 하천은 유량이 매우 부족하며, 오염원의 유입 또한 지속되고 있다.
칠보산 일대의 하천은 평소에도 유량이 많지 않아 대부분 소지류의 형태를 띄고 있다. 강우에 의한 유량 변동 폭이 크고, 조사 지점 주변에서 오염원의 유입 또한 지속적으로 나타났기 때문에 저서동물지수 또한 매우 낮게 나타나 저서생물이 서식하기에 부적절한 환경으로 판단된다.
따라서 칠보산 일대의 생물다양성을 보전하고 다시금 주민들에게 자연 친화적인 휴식처를 제공하기 위해 담수생태계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과 종합적인 관리가 필요하며, 저서생물 서식처 유지를 위한 최소한의 생태유량 확보가 필요하다고 판단된다.